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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포토그래퍼 김현성

Date December. 27. 2013   Comment 0 Comment

 창간 4주년을 앞둔 오보이!는 무가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매체로 명성이 높다.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들은 포토그래퍼 김현성이 혼자 기획하고 촬영하고 배포까지 맡은 이 간출한 매체에 자진해서 커버 모델이 되었다. 당대의 스타들에게서 잊지 못할 얼굴을 포착해내고, 대중이 열광하는 그들의 음반 아트웍을 작업 해 온 말 수 적은 사진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스타들과 꾸준히 일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오보이가 특별히 뛰어나서가 아니라 달라서다. 패션문화잡지라고 하면서 동물과 환경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신선하게 각인이 된 거 같다. 다른 라이선스 패션지들은 묶어서 포지셔닝이 되어 있는데 오보이는 어떤 매체와도 엮을 수가 없다. 내가 생각해 봐도 다른 건 몰라도 오보이가 굉장히 유니크한 매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서 스타들도 신선하게 느끼고 한번 쯤 화보를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촬영을 하고 싶은데 아직 성사가 안 된 스타는?

수지. 사실 수지가 오보이에서 화보를 찍고 싶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관계자를 통해서 들은 적이 있다. 물론 나도 굉장히 찍고 싶었는데 이야기가 오가는 과정에서 너무 바빠지면서 연기가 됐다. 언젠가 한번은 찍어야할 거 같다. 고마운 일인데 정말 좋은 친구들이 같이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먼저 해주니까 그 외에는 특별히 모르겠다. 훌륭한 화가가 있으면 그 사람의 그림으로 초상화를 남기고 싶은 마음과 비슷한 게 아닐까. 팬들이 오보이에 실린 스타의 사진을 오래 되새기며 좋아하는 것도 같은 마음일 것이고.

팬들이 반응하는 걸 보면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게 절대로 아니라, 자기들이 보고 싶었던 그 사람의 모습을 찍어줬다고 말하는 팬들이 많다. 더 멋있는 고 예쁘게 나오는 화보도 많은데 오래 남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보이 화보를 보고 ‘바로 이거!’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스타 화보는 휘발성이 강한 분야인데 오보이는 어떻게 예외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나?

내가 컨셉을 미리 잡거나 시안을 만들어서 준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그 친구를 가장 자연스럽게 찍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헤어 메이크업도 단 한 번도 과하게 한 적이 없다. 보통 화보들은 콘셉트도 많이 잡고 그에 따라서 헤어와 메이크업도 스타일링을 과하게 해서 찍는 게 많은데 오보이는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좋아한다. 그렇게 장식적인 부분을 비웠을 때 오히려 그 사람의 본질에 가까운 뭔가가 사진에 담기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사진도 그렇지만 오보이가 하는 이야기들도 다른 패션지와는 많이 다르다.
소비, 소진, 유행에 민감한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옷장 안에 입지도 않는 옷이 쌓여 있는 일들이 안타깝다는 뜻이다. 연예산업이 과도한 소비문화를 장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장을 하고 있지. 그래서 그 틈에서 계속 다른 이야기를 하려는 거고. 오보이는 그런 책이다. 낡은 반팔 면티셔츠 하나가 얼마나 예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항상 생각한다. 촬영을 위해서 스타일링을 할 때 집에 있는 내 옷이나 와이프의 옛날 옷을 가져와서 찍기도 한다. 샤이니 태민에게 그렇게 옷을 입힌 적도 있다. 그런 옷은 사고 싶다고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돌 그룹의 앨범 아트웍 작업도 많이 했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까지. 화보 촬영과 앨범 아트웍에 포토그래퍼로 참여하는 건 어떻게 다른가.

완전히 다르다. 앨범 아트웍의 주축은 포토그래퍼가 아니라 아트디렉터다. 사진은 아트웍 전체에서 일부일 뿐이다. 앨범재킷의 내지를 어떤 재질의 종이로 쓰느냐, 폰트를 어떻게 하냐하는 문제까지 전체적인 콘셉트와 맞물려서 정해진다. 사진 역시 그 세부요소 중 하나다.


지금까지 어떤 그룹들의 아트웍 작업을 했나.

샤이니와 소녀시대, 그리고 동방신기의 최근 앨범에 참여했다. 동방신기의 <캐치미> 앨범에서는 동방신기라는 거대한 존재감, 그 위용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샤이니는 데뷔 전부터 알던 팀이라 멤버들의 어린 시절부터의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작업하는데 도움이 됐다. 에프엑스의 음악을 좋아하는데 멤버들의 화보 촬영은 많이 했지만 아직 아트웍에 참여해본 적은 없어서 후에 작업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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