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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과 디자인

Date October. 02. 2013   Comment 0 Comment

SM타운 파리 콘서트를 찾은 스무살의 상티아는 한국의 어디에 가고 싶냐는 질문에 ‘전라도’라고 말했다. 이국 소녀의 입에서 서울도 부산도 아닌, 예상 밖의 지명이 나온 이유는 간단했다. ‘유노윤호의 고향이니까’.

 
 
지난 8월 29일에는 국회한류연구회 주최로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협력 및 융합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 이 날 동덕여대 최현숙 교수는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케이팝스타 유노윤호와 디자이너 이우진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해외 팬들의 폭발적 관심을 이끌어낸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성공담을 패션 박람회에서도 응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주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곳은 아니다. 서울처럼 화려한 소비문화의 장이 펼쳐지는 메트로폴리스도 아니다. 광주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굽히지 않는 자존심과 넉넉한 인심이라는 정신적 유산은 관광객들에게 단번에 확인시킬 도리가 없는 자산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을 통해 자신을 보여주어야 할까.


 
케이팝 스타 유노윤호는 지난 10년 간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동방신기의 리더이다. 크리스천이 예루살렘을, 무슬림이 메카를 꿈꾸듯 그의 열광적인 팬들은 자신의 스타가 사랑하는 고향 광주를 방문하고 싶어 한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아닌 중학교 건물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성장기를 보낸 곳이라고 하면 특별해진다. 유노윤호의 팬들에게 광주는 한 소년이 많은 시련과 상처를 극복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의 스타로 성장해나간다는 ‘스토리’의 출발점이 된다. 2013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은 바로 그 ‘스토리’를 현대미술로 표현한 것이다.



여느 미술관이 그렇듯 마지막 제5전시실 옆에는 기념품샵이 있다. 유노윤호가 디자인에 참여하고 수익을 전액 기부하기로 한 찻잔은 행남자기에서 만들었다. 개막 전날 행남자기 사장이 직접 전시관을 찾는 열의를 보였고 제품들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개막 이틀째에 모든 상품이 매진되었고 첫날 매출액만 6천만 원이 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놀라운 일이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또한 확실하다. 삶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디자인과 케이팝 스타, 그리고 지역이 함께 만들 수 있는 시너지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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